2015년 1월 6일 화요일

FDM(FFF)방식 3D 프린터의 종류별 핫엔드(노즐) 구조 분석

머릿말

FDM 방식의 3D 프린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핫엔드(노즐과 가열장치, 관 등을 모두 포함하는 3D 프린터의 구성부품)입니다. 핫엔드의 설계에 따라 3D 프린터의 출력물 퀄리티가 크게 좌우되죠.
하지만, 쉽게 생각한다면 핫엔드 자체는 정말 간단한 부품입니다. 금속 관의 한쪽 끝을 좁게 만들고, 뜨겁게 가열하기만 하면 기본적인 기능은 할 수 있으니 말이죠. 어떻게 이런 간단한 부품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요? 그리고, 이렇게 간단하다면 왜 지금 사용되고 있는 핫엔드들은 이렇게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필라멘트의 팽창과 액화현상 때문입니다. 이를 잘 표현한 이미지를 보시죠.

출처: recreus.com

가열된 핫엔드에 열가소성 수지로 이루어진 필라멘트를 밀어넣으면 필라멘트가 가열되어 팽창하게 됩니다. 이렇게 팽창한 필라멘트는 핫엔드의 내벽과 마찰하게 됩니다.
필라멘트가 더 팽창해 마찰력이 커지고 마찰이 일어나는 영역이 넓어지게 되면 필라멘트를 핫엔드로 밀어넣는데에 많은 힘이 들게 되고, 그 만큼 필라멘트의 압출을 세밀하게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되면 출력물의 출력 품질이 낮아지고, 심각하면 노즐이 막히기도 합니다.

그 다음 문제는 필라멘트가 액화된 이후입니다. 핫엔드의 끝까지 들어간 필라멘트는 액화됩니다. 고체 필라멘트는 익스트루더에서 밀어넣는만큼 움직이지만, 액화된 플라스틱은 압력에 의해 움직입니다. 압력이 높아지면 노즐로 나오고, 압력이 낮으면 나오지 않는 방식이죠. 녹은 플라스틱은 어느 정도 압축성이 있기 때문에 녹은 플라스틱이 많으면 많을수록 플라스틱을 노즐로 내보내기 위해 익스트루더에서 필라멘트를 밀어줘야 하는 길이가 늘어납니다. 이 역시 플라스틱의 반응 속도를 낮추게 됩니다.

그러면 플라스틱의 반응속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찰이 일어나는 영역을 줄이고, 플라스틱이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영역도 줄여야겠죠.

이를 달성하려면 핫엔드에서 뜨거운 온도를 유지하는 부분의 길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핫엔드의 윗부분은 냉각시키고, 노즐의 구멍으로 나오기 직전 영역만 고온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핫엔드 설계시의 주된 과제입니다.

이제부터는 노즐의 종류별로 어떻게 이 과제를 달성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노즐의 종류별로 단순화한 단면도를 보며 설명을 진행하겠습니다.

본론


설명에 사용될 기본적인 노즐의 구조입니다.


Nozzle은 한 쪽은 필라멘트 직경과 같은 내경의 구멍, 반대쪽은 압출 직경과 같은 내경이 뚫려있어 녹은 플라스틱의 압출이 일어나는 부품입니다.

Heat Block은 히터와 서미스터가 장착되어 노즐을 가열하고 온도를 측정하는 부품입니다.

Barrel은 익스트루더와 노즐을 연결하는 관입니다. 이 글에서는 회색은 스테인레스 스틸, 흰색은 PTFE(테플론), 베이지색은 PEEK를 의미합니다.

이 기본 노즐은 사용할 수 없는 노즐입니다. 마찰이 일어나는 영역이 너무나 길어 제대로 압출이 일어나지 않고 막히는 구조입니다.

reprap 커뮤니티에서는 처음에 이와 같은 기본 노즐을 제작했고, 곧 이 노즐의 문제점을 알아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TFE 소재의 Barrel이 도입되었습니다.

1. PTFE Barrel Hotend

[PTFE를 Barrel로 사용한 노즐의 구조(중간의 Barrel은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


[reprap 프로젝트의 첫 번째 프린터인 Darwin에 사용된 핫엔드. 출처]


PTFE는 상표명인 테플론으로 더 유명한 플라스틱의 한 종류입니다. 우리 주변에서는 프라이팬 코팅에 많이 사용되죠. 이 용도에서부터 알 수 있듯, PTFE는 녹는점이 높고(이론적으로는 600K, 즉 섭씨 327도에서 녹지만 단단하게 유지되는 온도는 약 섭씨 300도까지) 열전도율이 낮으며 마찰계수가 낮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핫엔드에 사용하기에는 최적의 특성입니다. 녹는점이 높은데 열전도율이 낮아 Barrel으로 사용하면 뜨거운 부분이 노즐과 Heat Block만으로 한정되고, 마찰계수도 낮아서 필라멘트 팽창이 일어나도 마찰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PTFE에는 중대한 결함이 있습니다. PTFE는 플라스틱중에서도 매우 무른 편입니다. 높은 온도에서는 더 물러집니다. 일반적으로 노즐을 Barrel에 고정할때는 노즐과 Barrel에 암수 나사산을 파서 나사를 조이듯 고정하는데, PTFE Barrel은 필라멘트를 넣으면 그 압력을 견뎌내지 못하고 나사산이 뭉개져버립니다. 이를 막기 위해 고온에서도 단단한 플라스틱인 PEEK를 핫엔드 앞에 부착하고 이를 고정해 핫엔드를 보강하기도 했죠.

사진출처: reprapWiki
출처: reprapWiki              reprapWiki


이런 핫엔드들이 등장한 이후에는 결국 Barrel 자체를 PEEK로 제작하게 됩니다.
저는 PEEK를 처음 도입한 곳이 메이커봇인 것으로 알고있는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2. PEEK Barrel Hotend


[PEEK를 Barrel로 사용한 노즐의 구조(중간의 Barrel은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

이 핫엔드는 나사산이 뭉개져 노즐이 튀어나오는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문제가 존재했습니다. PEEK는 마찰계수가 높아 필라멘트와 PEEK Barrel 마찰력에 의해 막히는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비록 열전도율이 낮은 PEEK로 Barrel을 제작해 필라멘트가 팽창하는 영역이 줄어든긴 했지만, 200도가 넘는 노즐, Heat Block과 직접 접하는 하단부의 온도는 여전히 높아 팽창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Barrel 내부에 마찰계수가 낮은 PTFE 튜브를 넣은 노즐이 등장했습니다.

3. PEEK Barrel with PTFE Tube Hotend

[PEEK를 Barrel로 사용하고 내부에 PTFE 튜브를 넣은 노즐의 구조]

이 방식의 핫엔드는 고온이 유지되는 영역의 길이가 최소화되고, 내벽의 마찰계수도 낮으며 내구성도 좋습니다. 그렇다 보니, 최근에는 풀메탈 핫엔드에 많이 밀리긴 했지만 2013년~2014년 초에 가장 인기있었던 방식의 핫엔드입니다. 최근에도 정말 많은 핫엔드들이 이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의 핫엔드들 중 유명한 것들은 J Head Nozzle, MakerGear Hotend 등이 있습니다. 국내 제조사인 Opencreators, Formers Farm등도 모두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MakerGear M2 Hotend.  출처]

[J Head Nozzle Mk V-BV.  출처]

[J Head Mk IV클론 구조(J Head Mk IV와 매우 흡사함) 출처]

J Head Nozzle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즐인데요, 지금까지 1년 반동안 사용했지만 막힌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며 여러 버전을 거쳐 개발되었다 보니 성능이 매우 준수합니다. 
J Head Nozzle은 노즐 교환을 포기하는 대신 액체 플라스틱의 누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즐과 Heat Block을 일체화한 구조입니다. 핫엔드에서 고온이 유지되는 영역을 최소화하기 위해 PEEK Barrel에도 방열용 패턴이 파여있고, 녹은 플라스틱에 의해 PTFE 튜브가 밀려나오는것을 막기 위해 구멍뚫린 무두볼트로 PTFE 튜브를 위에서 눌러줍니다. 이외에는 제가 그린 PEEK Barrel with PTFE Tube Hotend와 동일한 구조입니다.


[Printrbot의 Ubis Hotend.  출처]

[OC의 ALMOND 익스트루더 및 핫엔드.  출처]

 PEEK Barrel with PTFE Tube Hotend는 장점이 정말 많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Barrel 소재로 플라스틱인 PEEK를 쓰다 보니 240~260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출력이 불가능합니다. 이 이상의 온도에서는 PEEK가 급격하게 물러져 필라멘트를 밀어넣으면 나사산이 뭉개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폴리카보네이트 등 300도 정도의 고온에서 출력해야 하는 소재는 출력할 수 없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번 가열을 반복하면 PEEK Barrel이 점점 낡아져 결국 교체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 출시되는 노즐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고온에서 플라스틱에 접촉한다는 점 때문에 그릇이나 컵과 같이 음식물에 접촉하는 것을 출력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ull Metal Hotend가 개발되었습니다.


4. Full Metal Hotend

[Full Metal Hotend의 구조]

Full Metal Hotend는 스테인레스 스틸과 같이 열전도율이 비교적 낮은 금속으로 Barrel을 제작하고 윗부분에 열을 발산하는 히트싱크를 장착해 고온이 유지되는 부분을 최소화하는 구조입니다. 방열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히트싱크에 쿨링팬을 장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PLA처럼 점착성이 크고 낮은 온도에서 녹는 원료를 출력하려면 쿨링팬이 필수입니다.

Full Metal Hotend가 가능해진데에는 Heat Break의 공헌이 큽니다. 열전도율은 소재의 단면적에 비례합니다. 이에 착안하여 Barrel의 두께를 매우 얇게 만든 것이 Heat Break입니다.

[E3D v6와 Arcol.hu v4.1.1 의 Heat Break. 출처: E3D, Arcol.hu]


[Heat Break을 장착한 Full Metal Hotend의 구조]

이전에는 히트싱크가 있어도 많은 열이 금속 Barrel을 통해 노즐 상부로 전도되어 고온 영역이 넓었지만, Heat Break의 도입과 함께 이 문제가 해결되면서 많은 풀 메탈 핫엔드들이 개발되었습니다. 

[E3D v6 핫엔드   출처]

[E3D v6 핫엔드 단면도   출처]

[Arcol.hu v4.1.1 핫엔드   출처]

[Prusa Nozzle   사진출처, 관련정보]

[킥스타터에서 펀딩에 성공한 Pico Hotend  출처]

Full Metal Hotend들은 종류와 구조가 다양합니다. Pico의 경우에는 Heat Break를 사용하지 않고도 좋은 성능을 발휘합니다. Prusa Nozzle은 식기 제작에 사용되는 스테인레스 스틸을 사용하여 식기류 제작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Full Metal Hotend들은 반영구적이고 300도 이상의 고온으로도 출력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고온 영역을 최소화하는 능력은 PEEK를 사용한 핫엔드에 비해서는 불안정해서 원료에 따라 핫엔드가 막히기도 하고 쿨링팬이 없을 경우 PLA는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Heat Break을 사용한 핫엔드의 경우 조작의 문제로 노즐을 베드에 강하게 부딫힐 경우 얇고 약한 Heat Break가 휘어져 사용 불가능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영구적인 사용이나 고온 출력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점차 성능이 개선되고 있는 점에 힘입어 최근 가장 인기있는 핫엔드 구조입니다.

5. MK7 Type Hotend


[MK7 Type Hotend의 구조]

마지막으로 설명할 구조는 메이커봇 리플리케이터 2가 채용하고 있는 MK7 Stepstruder의 핫엔드 구조입니다. 이름은 제가 임의로 붙였습니다.

이 방식은 짧은 금속 Barrel을 사용하며, 이를 알루미눔 재질의 마운트와 히트싱크에 연결하고 히트싱크를 냉각해 고온이 유지되는 부분을 최소화하는 방식입니다. 많은 중국산 완성품 3D 프린터들이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MK7 Stepstruder  출처]

이 방식 역시도 Heat Break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MK7 Type Hotend는 익스트루더용 모터와 노즐 사이의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고, 가열되는 부분에 플라스틱 부품을 사용하지 않아 완성품 프린터에 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다른 방식에 비해 노즐이 잘 막히고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맺음말

여러가지 핫엔드 구조가 있지만, 현재는 PEEK Barrel with PTFE Tube Hotend와 Full Metal Hotend가 시장을 거의 양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한 구조 외에도 다른 구조가 많고, 구조 외에도 핫엔드의 종류를 나누는 방식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핫엔드의 가열 방식에 따라 나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핫엔드의 구조가 핫엔드의 특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무엇보다도 핫엔드의 원리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 글의 목표 중 하나가 핫엔드의 원리를 설명하는 것이기에 이 글에서는 여러 종류의 핫엔드 구조들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최근 3D 프린터가 계속해서 유명해지면서 그 만큼 잘못된 정보도 많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서 오픈소스 정신을 잊지 않고, 프린터의 작동 원리를 탐구해 더 나은 프린터를 제작해야 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글을 작성했는데, 그 의미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은 작성일(2015년 1월 6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질문이나 잘못된 애용, 오타 제보 환영합니다!
*사진이나 글을 사용할 경우 출처(wakalics.blogspot.com)을 포함해주세요.
*제 이메일은 wakalics@gmail.com입니다. 이메일을 통한 질문이나 제보도 환영합니다.

댓글 10개:

  1. 논문을 보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블로그에 소개해놓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답글삭제
    답글
    1. 네버랜드님 블로그도 잘 보고 있습니다. 정리를 잘 해주셔서 매번 많은 도움 받고 있습니다.

      삭제
  2. 엄청 깔끔하세요 이렇게 정리하시는분 흔치않은데 필력도 엄청 좋으시고 윗분말대로 진짜 논문인줄 알았네요. 깔끔한 포스트 감사합니다. 유용하게 쓸게요~~! ^^

    답글삭제
  3. 정말 좋은 자료입니다. 문제가 안된다면 출처를 밝히고 배포해도될런지요?

    답글삭제
    답글
    1. 출처와 링크만 잘 달아서 배포해 주신다면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삭제
  4. 포스트 잘 보았습니다.
    제가 이번에 3D 프린터를 만드려고 하는데, Nozzle부에서 궁금점이 생겨서 문의드립니다.
    포스팅해주신 것 중에서 full metal의 E3D 제품의 경우, 노즐과 히팅블록이 일체형이 아닌데, 어떻게 체결하는 것인가요? 중간에 나사를 끼우는 것인가요?

    답글삭제
    답글
    1. 히트블럭에 히트블럭을 관통하는 암나사산이 있습니다. Heat Break과 노즐에는 수나사가 있어서 히트블럭 앞뒤로 체결되는 구조입니다.
      이 설명으로 부족하시다면 https://youtu.be/xr02pG58gaU?t=1m8s 이 영상을 참고하시면 충분한 설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삭제
  5.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

    답글삭제
  6. 와.. 진짜 정리 깔끔해서 좋은 정보 얻고 갑니다. 작성자님 그런데 탄소섬유나 , 금속분말처럼 금속을 원료로 FDM 사용이 가능한가요?

    답글삭제